분류 전체보기19 [B타입] 우리 집 포포 (장편) 우리 집 포포(장편) 약 3.4만자 프롤로그. 어느 날 개가 되었습니다. 복실복실. 하얗고 폭신한 앞발이 눈앞에서 살랑거렸다. A는 이를 만져보려 손을 뻗었으나 이상하게도 앞발은 멀어져만 갔다. ‘가지 마!’ “멍!” 멍? 이 느닷없는 개소리는 무엇인가. A가 고개를 돌려봐도 강아지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끼잉...” 이상하게도 A가 입을 열 때마다 제 목소리는 안 들리고 어디서 강아지 소리만 들려왔다. 아직 잠이 덜 깼나 싶어 눈을 비비려는데 손 대신 보송한 앞발이 A의 눈꺼풀에 챱 붙었다. 설마.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묘하게 가까운 곳에서 헥헥대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디선가 꼬순내가 났다. 저도 모르게 코를 킁킁이고 있노라면 등 뒤에서 꼬.. 2025. 5. 15. [D타입]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은 돌아오지 않는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은 돌아오지 않는다. - 신후유 “사랑을 이루어주는 맛, 코이소후.” 빙글빙글 돌린 하얀 소프트콘 위로 색색의 구슬 모양 과자가 흩뿌려져 있었다. 그 옆에 적혀 있는 글씨를 읽은 안도 신지는 현재 하라주쿠에서 유행한다는 아이스크림의 광고가 실린 잡지의 기사를 읽어내렸다. “코이소후에서는 다양한 맛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카가와현의 혼례식 답례품이자 전통 과자인 오이리를 얹어서 판매합니다. 여러분의 사랑도 어쩌고... 그래서, 후유카쨩?” 신지가 비장한 표정을 한 키사라기 후유카에게로 시선을 옮기자 겁먹은 햄스터처럼 바들바들 떨면서도 후유카는 꿋꿋하게 광고가 실린 잡지를 다시 한번 들이밀었다. “이, 이번에 비번인 날, 저랑 같...이 좀 가주세요!” 의외의 말에 신지가 눈.. 2024. 7. 3. [에델] 아모텐시아 콱 죽어버리고 싶다.당장이라도 검은 호수에 몸을 던지거나 공기 좋은 천문 탑에서 뛰어내려도 좋겠다.그러니까 멀린에 맹세컨대, 엘리아 랜체스터는 절대로 이딴 일을 바란 적은 없었다.그리고 이 모든 일의 발단은 고작 그 빌어먹을 초콜릿에서 시작됐다. 때는 갓 6학년이 된 9월. 개학으로 학생들은 들떠있거나 분주했고, 곳곳에선 깜빡하고 집에 두고 온 소포들을 물고 온 부엉이들로 가득했다. 엘리아는 그 어수선한 분위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 두고 온 물건도 없었고, 새 학기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오르기엔 학교도 다닐 만큼 다녔으니. 천성이 예민한 터라 복닥거림과 웅성거림을 견디지 못한 그는 주로 도서관이나 래번클로 기숙사 탑에 처박혀서 조용히 책이나 읽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래번클로 기숙사 공용.. 2024. 6. 25. [A타입] 식사를 합시다 - 수사풍사(천관사복) 식사를 합시다 - 수사풍사 “형, 여기야, 여기!” 사청현이 팔을 흔드는 것을 본 사무도가 한마디를 하려다가 못 이기는 척 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간만의 하계 사찰이었다. 사청현이 들뜬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사무도는 이를 눈감아주기로 했다. 마을에선 장이 섰는지 노점상과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다양한 물건과 음식들로 가득했다. 그것들에 시선을 뺏겨 이리저리 둘러보던 사청현이 멈춰선 곳은 척 봐도 잘 나가는 만둣집 앞이었다. 부엌으로 추정되는 곳에서는 하얀 김이 풀풀 났고 식당엔 사람이 많았지만 시끄럽진 않았다. 찐 음식이라 그런지 코를 사로잡는 향은 없었지만, 저 멀리 찜통에 담겨 있는 만두 위로 흐르는 윤기를 외면하긴 어려웠다. 사청현이 그걸 빤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사무도의 늘 오만하기만.. 2024. 6. 22.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