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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오이] 천개의 태양 전문 공개 01. 모래로 된 바다             ‘사막은 모래로 된 바다야.’ 어린 오이카와는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그는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었지만, 무희들 중엔 바다를 본 이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으로 바다를 그렸다. 소금물이라서 마실 순 없지만, 사막의 모래만큼 물이 있단다. 물이 너무 많아서 넘실거려. 한 무희가 그렇게 말했던가, 물결 위로 산산 조각나는 햇빛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눈이 부셔서 뜰 수 없을 정도였어. 천 개의 태양이 뜬 것 같았다니깐. 나도 나중에 바다에 데려가 줘요! 무희는 기분이 좋았는지 그리 말하는 오이카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러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이 지켜질 날은 평생 오지 않았지만.  모래만 가득한 척박한 땅에서도 인간은 뿌리를 내려 살아갔다. .. 2024. 6. 15.
[로그 백업] 청휘(晴暉) 2017년 7월 9일에 마지막으로 편집 BGM: https://youtu.be/RQPdzHVakyM  아이가 태어난 곳은 한밤중에도 싸구려 불빛이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곳이었다. 홍등가에서 아이를 낳은 어미는 군말 없이 제 딸을 키웠다.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고 난 후에 낳기로 한 것도 본인이었다. 그녀는 계획 없이 사는 사람이었지만 자신이 택한 결정엔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니. 아이의 아버지는 당연히 알지 못했다. 아이가 자라서 평생 만날 일도 없었으니 친부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중요치 않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느 날 그 어미가 아이의 운명을 비틀어 놓았다는 점이다. 아이의 이름은 기쁠 희(喜)에 구름 운(雲)을 써서 희운.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름은 제 어미가 주변 유흥업소 간판의 글자를 한 자씩.. 2024. 6. 15.
[로그 백업] 초록 눈의 괴물 2021년 1월 29일에 마지막으로 편집 틸이 추첨식 날 자원을 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그의 가족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틸은 언질조차 주지 않았다. 그가 열여덟이 될 때까지 설득할 시간이 있을 거라 여겼기에 열여섯의 틸이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리라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캐피톨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고 나자 누군가의 한숨 같은 소리가 뒤따랐다.  "언젠가는 무슨 일을 낼 줄 알았지만요..."   The Green Eyed MonsterTeal Liu    걷는 것보다 헤엄을 먼저 배우는 아이들은 4구역에 흔했다. 틸 리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는 찰박거리며 물장구를 치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있었다. 틸은 저녁 늦도록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도 꿈쩍도 안 했다. 물속에 있.. 2024. 6. 15.
[로그 백업] 암사슴은 죽음의 꿈을 꾸는가 2021년 6월 5일에 마지막으로 편집 *스태그필드 스포일러 포함더보기엘리아 랜체스터는 종종 꿈을 꾸었다.새카만 어둠 속에서 어둠보다 더 검은 암사슴이 서 있는 꿈을.그 암사슴의 발치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수사슴이 있는 꿈을.이윽고 암사슴이 죽어가는 수사슴을 질겅거리며 먹어 치우는 꿈을.   "그레이, 넌 이번에도 성적 잘 받았다며?" "...어, 뭐." 옆에 앉은 콜린이 호들갑스럽게 굴었지만 그레이는 그런 사소한 소란조차도 달갑지 않았다. 대학을 위해서 공부는 잘 해야 했지만 그걸로 주목받는 것은 사양이었다. "너라면 아무 대학이나 갈 수 있겠다. 어디로 갈 거야? 역시 옥스퍼드?" "...글쎄. 아직 고민 중이야." "하긴, 케임브릿지도 나쁘지 않지. 그리고..." "나 먼저 가볼게." 시끄럽게 구.. 2024. 6. 15.
[로그 백업] 보름달이 뜬 그 유령저택에서, *2022년 4월 27일에 마지막으로 편집 어두운 언덕 위의 하트 저택은 유령저택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일손을 구한다는 공고가 신문 한 귀퉁이에 실렸을 때 작게 소란이 일었으나 사람들은 금방 다른 화제를 찾아 나섰고, 이제서는 괴담의 소재로 언급되는 정도였다. 하트 저택에 관한 괴담은 어린아이들을 겁주는 데에 많이 쓰였다. 그 집의 주인이 미쳐 일가족을 다 죽였다느니, 죽은 지 100년이 지난 영혼들이 저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살고 있다느니, 온갖 이야기들이 저택을 배경으로 무성하게 꽃폈다. 하트 저택의 마지막으로 알려진 가주는 에블린 데브나 하트로, 18살 즈음의 붉은 머리칼과 애꾸눈을 지닌 여자아이였다. 그의 눈은 어렸을 때 사고로 다쳤다고들 하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벌.. 2024. 6. 15.
[로그백업] Maybe, 2020년 3월 31일에 마지막으로 편집https://youtu.be/FQNN5kCbQcQ         you’re gonna be the one that saves me.        헝거게임이 끝나고, 혁명에 뛰어들었다. 살아남는 것을, 사랑받는 것을,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왔다. 그리고 제이든 필레인은 그 모든 것을 보란 듯이 이뤄냈다. 100회 헝거게임의 우승자, 판엠의 사랑, 판엠의 영웅. 그렇지만 이제 그는 뛰지 않아도 되었다.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이지 않아도 되었고, 사랑받기 위해 관심을 끌 필요도 없었으며, 승리를 위해 타인에게 칼을 겨누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자 조금 쉬고 싶어졌다. 이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을 정리해야 했고, 도망치듯 떠나온 구역도 .. 2024. 6. 15.